| ㆍ불편 견디며 기부·봉사 체험 ‘기특한 아이들’ 확산 강유민양(5)은 지난 3월부터 하루 1000원 남짓 받는 용돈을 꼬박꼬박 저금통에 넣는다. 그 전에는 700원짜리 ‘마이쮸’나 과자를 사먹던 돈이다. 한 달 3만원 남짓 모인 돈은 국제구호단체 굿네이버스를 통해 아프리카 차드에 사는 가마고움 가미(7) 어린이에게 전해진다. 유민양의 ‘마이쮸 포기’는 4개월 전 진흙집에 사는 가미의 사진을 보며 “네가 마이쮸를 먹지 않으면 이 아이가 밥 세 끼를 먹을 수 있다”는 어머니의 말을 듣고 시작됐다.
유민양의 어머니 주영선씨(36)는 “유민이가 세 아이 중 둘째라서 유난히 소유욕이 강해 기부를 시켜 보게 됐다”며 “가미 어린이를 돕고부터는 동생에게도 양보를 많이 하고 나중에 아프리카에 가겠다는 얘기를 해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기부와 봉사에 나서는 ‘기특한 아이들’이 늘고 있다. 일찍이 생활 속의 불편과 희생을 감수하며 어른들 못지않게 좋은 일에 앞장서는 아이들이다. 국제구호단체 굿네이버스에 따르면 2007년 129만여명이었던 학생들의 기부 참여자는 2009년 177만여명으로 급증세다. 굿네이버스가 16년 전 ‘세계시민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기부·봉사 교육 참여자도 처음에는 연간 6만명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200만명을 넘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인 김민준군(7)은 전북 순창의 농촌에 사는 할아버지댁에 가는 것을 싫어했다. 민준군은 어른들 앞에서 ‘할아버지에게서 냄새가 난다’ ‘화장실이 더럽다’며 불평을 늘어놓아 부모를 당황케 하곤 했다. 그런 민준군이 바뀐 것은 부모와 함께 전북 김제의 한 요양원으로 한 달에 한 번 봉사활동을 가고부터다. 민준군은 할아버지들의 어깨를 주물러 드리고 치매 걸린 노인들의 말동무를 하면서 ‘어르신들의 모습’에 자연스럽게 적응했다.
어머니 신윤정씨(37)는 “민준이가 요즘은 곧잘 할아버지를 껴안고 ‘사랑해요’라고 말할 정도로 많이 바뀌었다”며 “아이들이 자기중심적이라 고민하다가 가족봉사를 나갔는데 아이가 많이 뿌듯해 하고 대견하기도 해 계속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4학년 이규석군(11)도 일상적인 기부 참여자다. 규석군은 지난 3월 혈우병으로 아픈 영규군(10·가명)을 굿네이버스를 통해 알게 됐다. 규석군은 일주일에 1시간 하도록 되어 있는 게임을 하지 않을 테니 영규를 도와달라고 친지와 이웃 어른들에게 호소했다. 어른들은 규석군이 게임을 참을 때마다 500원 동전이나 1000원짜리 지폐를 규석이가 들고 다니는 저금통에 넣어 주었고 덕분에 규석군은 지난 6월 18만원 남짓의 후원금을 영규에게 전달할 수 있었다. 서울대 아동가족학과 이순형 교수는 “어렸을 때 다른 사람을 돕고 그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타인에 대해 공감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은 훌륭한 경험”이라며 “이런 체험을 한 어린이들은 성장하면서도 지속적으로 봉사와 기부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황경상기자 yellowpig@kyunghyang.com>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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